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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가셨습니다 외1편 /이현협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11 [18:42] | 조회수 : 77

 

  © 시인뉴스 포엠



1, 다녀가셨습니다

 

                     이현협

 

 

마이크 잡은 손이 떨었다 애써 다듬은 목소리도 떨렸다 저희 매장을 찾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고객님께서는 서둘러 매장을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삼일 전 다녀가셨기에 매장을 폐점합니다 텅 빈 통로에 텅 빈 발자국들은 어깻죽지를 늘어뜨리고 귀를 세웠다 식사 후 사무실에서 대기 하라는 낭보에 허망한 눈빛들 눈치 없는 배꼽시계가 배를 쿡쿡 찌르는 식당 계단이 에베레스트보다 높다 텅 빈 위장을 채워 미끄러지듯 계단을 지나 좁은 의자에 따개비처럼 달라붙었다 문이 열리기만 기다려야한다 문이 열리면 다시 토끼걸음으로 볼우물을 키워야 한다 낭창한 음성으로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고객님

 

 

 

 

 

2, 뼈의 지도가 젖다

 

 

                     이현협

 

 

늑간을 휘젓던 방탕한 깃발은 보이지 않는다 번호를 감춘 침묵이 목을 조인다 어느 날 벌떡 일어난 시퍼런 기억 서성이는 물거품인 듯 아무도 없다 양수 한 모금 만들 수 없는 몸뚱이 낮달이 찾아낸 물웅덩이에 널브러진 뼈의 지도가 젖었다 삐걱대는 뼈를 거둔 몽상가의 담장에 달개비꽃잎이 날아왔다 설익은 깃대에 질린 꿈이 하얗게 부서지는 침상의 나라는 후회로 발버둥치는 서슬 퍼런 입술들 천국이다

 

 

 

 

 

 

2004 시현실

2006 시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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