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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외 1편 / 이명윤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21 [10:39] | 조회수 : 153

 

  © 시인뉴스 포엠



 

 

선풍기 1/이명윤

 

 

 

  어느 아버지가 고물상에서 데려 선풍기는 요리보고 저리 봐도 신기한 식구여서호기심에 슬쩍 손가락을 넣어 바람을 흔들어 보다가 어머니에게 혼이 나기도 하였는데 느리게 돌던 날개를 따라 아부지 난닝구 땀방울이 헐렁헐렁 돌아가고 우리 남매 얼굴도 헐렁헐렁 따라 돌던 바람은 엉성하기도 하여서 손바닥에도 얼굴에도 달달달 달라붙었다 떨어져 가던 바람은 순하기도 하여서 어머니 무릎이 되었다가 여름 맴맴 울음소리가 되기도 하였던 바람은 가끔 가던 멈추곤 하였는데 그때마다 아버진 선풍기 머리를사정없이 ! 하고 쳤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돌다 보면 어느덧 교복 입고 학교 가는,머리위를 느리게 따라오던 잠자리는 어느 집에서 달아난 날개였는지 손가락으로 잡으면 파르르얼굴을 간지럽히곤 하였던 바람은, 지금은 어느 공중에 잠들어 있나

 

 

 

 

 

 

 

 

 

 

 

 

 

 

해변가의 돌들

 

   

   

누가 시작했는지 없는 소문의,

 

꼬리를 물고

꼬리를 꼬리가 물고

어떤 날은 바람까지 등에 업은 꼬리가 꼬리를 물고

꼬리가 아프다며 허옇게 질릴 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성급한 꼬리는 저를 낳은 꼬리보다 먼저 달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러는 사이,돌들은 하나같이

둥글둥글해졌고

미끌미끌해져서

여기저기 사방으로 흩어져 살았다

 

어쩌다 만나기도 하지만

서로를 도저히 알아보지 못한다

 

새빨간 거짓말처럼,

눈도 귀도 입도 지워진 얼굴로 모두들

닮아 있었다

 

 

 

 

약력

     1968통영 출생. 2007계간“시안”등단

     시집<수화기속의여자><수제비먹으러가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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