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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외1편 / 이혜민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25 [10:50] | 조회수 : 98

 

  © 시인뉴스 포엠



 

1.윤슬/이혜민

 

 

 

마음 밑바닥에서 솟아오른  음표가

하품을 통해 바다로 뛰어든다

첫눈 받아먹듯 물의 혓바늘이 놀라

바람 빠진 가난한 풍금 소리를 낸다

잘려 나간 지난날의 사금파리들

빈 시간의 조각을 맞추며

밀려왔다 밀려가는 추억의 파도를 탄다

떠다니는 사름파리를 주으려고

나는 물속으로 뛰어 들고

낚아채려고 허공을 휘젓고

억지로 잡힌 음표들은

손바닥에서 멸치 떼로 파닥인다

너는 사금파리

나는 파도

바닷물이 서로를 밀어낸다

바닷가에  서서 귀불에 손금을 대자

마음 깊은 심해에서 사금파리가

굵고 낮은 소리로  나를 부른다

 

 

 

 

 

 

 

 

 

 

 

 

 

 

 

 

2.칩거에 들다/이혜민

 

 

 

 

그림을 그리려고 하품을 토해낸다

웅크리던 습관이 스스로 쥐어짠다

벌어진 창틈으로 들락거리는 습기

떠다니다 혓바닥에 달라붙어 떠날 줄 모르고

소리 없는 품속으로 파고든다

햇살에 부서지는 주사위와 주사위 사이

빗금과 빗금을 만드는 가슴은

그림을 피우지 못한다
창을 향한 꿈이 한 모서리를 점령한다
온 몸으로 밀고 가던  허상도

진실을 받아 주지 않고

곰팡이 핀 이름 석 자 습기로 덧칠하며 
누구도 넘보지 못하도록  스크럼을 짠다
추상화가  벽을 환하게  채운다 

얼룩 속으로 제 몸을 숨기는 허무의 빈 그릇

얼룩으로 변장한다

쌔 까맣게 달려 든다
영원이 지지 않으려고 파고드는
황홀한  존재의 묵은 꽃이다

 

 

 

 

 

 

 

 

 

 

 

 

 

 

* 약력

 

 

2003년도 문학과 비평 등단

2006년 경기문화재단과

2018년 성남문화발전기금 수혜로

토마토가 치마끈을 풀었다 나를 깁다 출간

2회 안정복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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