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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에 걸리다 외1편 / 고바다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29 [10:29] | 조회수 : 312

 

  © 시인뉴스 포엠



신호에 걸리다 /  고바다

 

깜박이는 신호등

뛰려는 순간 들어오는 정지 신호처럼

갑자기 멈춰 선 당신이 떠오른다

 

희망이란 깜빡이다가 사라지는 것

그 신기루를 좇아서 달려오느라

서로 읽어 내지 못한 시간

정지 신호등처럼 멀어 보이고

 

마음이 먼저 도착한 병원

푸른 환자복 하얗게 웃으며 햇살로 부서진다

너풀대는 바짓단 밑으로 모난 발톱

견뎌온 생을 아프게 찔러댄다

 

시큰한 콧날 아찔하게 무너지고

끊어진 인대 사이로 바람이 불까

등골이 부채처럼 오므라진다

 

주름진 세월은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골육을 다 내어준 그가 잠시 잠든 오후

 

 

 

 

 

 

 

 

 

 

 

 

 

 

 

 

고문하다 / 고바다

 

 

오늘도 복권방에 거미줄을 치러간다

 

한 줄 한 줄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에

때론 희망도 걸릴 거고 구겨진 절망도

자석처럼 들러붙겠지

빠져나갈 수 없는 먹물 사이로 실금

같은 횐한 미소가 부풀어 오르는

일주일 치의 희망

 

이번만큼은 꼭 될 거 같은 근거없는

희망은 쥐눈이콩처럼 번져가고

헛된 망상은 가슴 졸이는 당첨 번호에

눈멀고 조합이 어긋난 숫자 같은 삶은

괜한 오늘 운세만 원망한다

 

반복되는 마약 같은 충동질

절망의 늪은 더 깊게 패여 사십다섯의

미로를 떠도는 영혼으로 전락하지만

들뜬 육 일간의 안식은 묘약이 되어

흐릿한 눈동자마저 투명하게 빛난다

 

일주일 간의 가짜 행복을 파는 복권방

금두꺼비 배만 불러 나른한 오후를

하품한다

 

 
 

 

고바다

2020<시와 편견>으로 등단

시와편견 작가회 회원

시사모회원(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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