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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에 1외1편 / 이영은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29 [10:33] | 조회수 : 111

 

  © 시인뉴스 포엠



오보에 1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던 봄날

곁을 그냥 스쳐 갔지요

그때 잠잠히 웃으셨던가요

기도가 멈출 때마다

부르지 않아도 달려와 주셨지요

차고 단단한 돌 속 깊은 깜깜함  

얼굴 볼 수 없었어요

길고 무겁던 신음, 듣고 계셨던 거지요

그때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저의 어머니인 줄 차마 생각 못했습니다

잃어버린 열쇠를 찾았던 아주 기쁜 날

내가 열리는 소리 가만히 만질 수 있습니다

눈뜨면 상처의 기억을 통과한 선명한 핏자국들

내 속에 들어있던 작은 악보, 물빛 음표로 살아 오르지요

통째로 내가 깨트려지던 순간을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처음부터 당신 품안에 있었던 것을

검고 붉은 저만 모르고 살았습니다

 

 

 

 

 

 

 

 

 

 

 

 

 

 

 

 

오보에 2

 

 

 

 

슬픔도 익으면 맑고 깨끗한 소리가 난다

 

그땐 몰랐다

별은 얼마나 지상으로 떨어지고 싶어 하는지

 

겨울이 잘 보이는 마지막 시간 올 때

 

세계의 가장 외진 곳

 

보잘것없는 시 한 줄에 새겨진

별의 문양에 입맞춤하리라

 

 

 

 

 

 

 

 

  이영은

 

전남 광양 출생.

순천대 문예창작학과 석사 수료.

2020년 계간 『시산맥』에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심장에 박힌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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