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망치의 기술 외1편 / 김황흠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10/06 [10:36] | 조회수 : 134

 

  © 시인뉴스 포엠



망치의 기술

 

 

 

태풍에 쓰러진 고추 지지대를

망치로 쾅쾅 박아 두었던 밭,

다 정리하고 빼려하니 어렵다

한번 들어간 몽니는 도통 풀어지지 않고

사 온 뽑기 휠은 휘어졌다

힘도 공구도 무력하고 무안스럽고

밭둑에 앉은 등 뒤에 박새 몇 마리

쌓아 둔 마른 가지를 뒤진다

뭐 먹을 게 있다고 진력나게 뒤지는지

아니면 고소하게 지들끼리 낄낄 거리는건지

벌써 짧은 겨울 해가 기웃거린다

몇 개 안 남았는데,

추적추적 짙어오는 그늘에 서서

의기양양한 지지대를 본다

힘이 없어 그래,

던지는 말이 못내 아쉽다

, 이럴 땐 노루발못뽑이가 있어야하는데

그게 어디 있더라

몇 번 뒤지다가 못 찾은 뽑이 생각하다가

누가 그런다

억지로 박은 건 다시 때려

붙은 흙을 털어야 한다고

길어지는 그늘이 못다한 일을 쾅쾅 쥐어박는다  

 

 

 

 

 

저물녘

 

 

참새들 푸드덕거리며 지저귄다

잔뜩 돈 군침에 목울대가 울렁인다

 

늦벼가 고슬고슬 익어가는 들

이별하기에 좋은 볕이 종일 서성거렸다

 

마지막 인사를 바라보는

간절함은 서로의 방식

한 톨을 위해 서성이거나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마음 같은 거

 

석녘이 잠깐 비치다 어두워지는

캄캄한 집,

빚으로 켜켜이 쌓았다

 

 

 

 

 

 

약력-

 

김황흠

전남 장흥생

2008『작가』신인상,『숫눈』『건너가는 시간』 시화집『드들강 편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