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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이 외1편 / 장도성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10/06 [21:49] | 조회수 : 110

 

▲     ©시인뉴스 포엠

 

 

 

나팔꽃이

 

 

 

나팔꽃이,

어둠을 먹고

모를 깍고 다듬은 이슬이

햇살에 생겨난 아침이

강남역 지하출구로 올라섰다

 

처음과 끝이 맞닿은

하늘 한 바퀴 둘레를

손가락에 끼웠던

꽃잎은 가슴 위에서

푸른 언약이 되었고

 

꽃줄기는,

빛이고 길이었던

한 묶음 바램을 포장했던 끈

가방 속에서 버둥거리는

반나절의 몸부림이

 

 

 

 

 

꽃밥

 

장도성

 

 

 

 

양양 오색마을 허부집

대청마루에 붙어앉은 널빤지들

하얀 쌀밥 머리 위에 무지개가 섰다

달달한 빛깔애 신맛이 배어 있는

스무 서른 해의 색색의 꽃잎들

모가지를 꺾어 콧김에 부벼본다

출소하던 날 두부꽃이며

지금도 업고 사는 그 고사리 손

박꽃은 놀부의 심통을 걱정하고 있다

생마늘 청양고추의 눈물 서너방울이

혓바닥에서 꽃길을 자르고

아침저녁 식상한 허연 밥술을

지팽이가 한쪽으로 밀쳐놓는다

 

버스 앞유리에는 유자 한 알이

금빛으로 익어가고

나는 춘천 냇물을 건너

서종쪽으로 냅다 달리고 있었다

 

 

 

 

 

 

 

장도성 시인

부산 출생

동아대학교 동대학원 영문학과 졸업 석사

(사) 한국공연 예술원 부원장

미래시학 시인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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