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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외 1편 / 김건화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10/16 [10:27] | 조회수 : 135

 

  © 시인뉴스 포엠



 

버닝 외 1

 김건화

 

 

발 없이 기어가는 안개 자욱한 거리

 

파주는 우물 속 수수께끼죠

 

훌훌 옷을 벗어 던지는 그녀

 

맨발로 춤추는 노을에 들어요

 

리틀 헝거와 그레이트 헝거가 만나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의 팬터마임은 눈물겹죠

 

너무 진지하면 재미없잖아요

 

분노는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요

 

모호한 존재와 부존재의 키워드는

 

버려진 비닐하우스가 최적이죠

 

여기에 귤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귤이 없다는 걸 잊어버려요*

 

곱씹는 고양이는 처음부터 없었죠

 

자고 나면 흔적 없이 사라질

 

헛바람 든 안개가 파주를 태워버려요

 

 

*버닝 영화 속 대사에서 차용

 

 

 

 

 

나란한 무덤

 

 

형상기억합금 메모리와이어로

둥글게 울타리를 치고

삼단 후크로 자물쇠 채운 성벽

 

백 리 밖에서도 눈을 맞춘

그리움의 촉수가

성의 누대에 올린 깃발이라고나 할까

 

성이 무너져 여자가 되고

영문도 모른 채 세상에 던져진 아이

첫울음 그치게 한 최초의 본능은

어떤 불안도 잠재우지 않던가

 

모래바람 속 걸어온 쌍봉낙타가

새끼에게 물린 젖이 그러하듯

유목에 얼마나 시름겨웠으면 사내는

짜부라진 내 젖무덤에 얼굴을 묻고

마두금 소리를 듣는다

 

비단길 행상 떠난 아들을 기다리며

한 그릇으론 모자랄 것 같아

두 그릇 고봉밥

허기의 아랫목에 묻어둔다

 

 

 

 

 

 -약력

 

경북 상주 출생

2016년 《시와경계》 신인상 등단

동서문학상, 산림문화공모 등에서 수상

형상시학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시집 『손톱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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