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암, 글쎄/ 김욱진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전선용시인 | 입력 : 2020/11/05 [09:55] | 조회수 : 257

 

  © 시인뉴스 포엠



, 글쎄/ 김욱진

 

 

비슬산 오르다 우연히 암을 발견했다

등허리 쿡쿡 쑤신 그날

찍은 스냅사진 꼼꼼히 판독해보니

곳곳에 화강암이다

암 중에서 제일 흔한 암

치밀어 오른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암덩어리들이 몰래 계곡에 모여앉아 계추를 한다

그래서 암계 아니 암괴라 했던가

아니아니 안개처럼 스멀스멀 기어 내려오다

올망졸망 굳어진 암의 전이를 한눈에 다 보는 듯

불화살을 맞은 듯

온몸에 검은 세포가 점점이 박혀있다

얼굴색이 화읍스름하다

암 진단서처럼 빼곡 적혀있는 팻말엔

분명 비슬산 ‘암과류~돌 너덜겅’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돌강과 애추라는 암

투병 중인 내게로 처방전이 전송되었다

화를 내면 낼수록 암

세포는 더 잘 번진다는…

, 글쎄

 

 

김욱진 시인의 시집『수상한 시국』중에서

 

 

사족)

 

불과 얼마 전만해도 암은 희귀병에 속했지만 최근에는 발병 분포가 넓어져 사람에게 흔한 병으로 각인되고 있다. 동음이의어 암()을 시적 이미지로 형상시켜 본인의 질병에 대해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화산작용으로 인해 마그마가 지표에 흘러내려서 생기는 암석을 우리는 용암이라고 말하는데, 화산폭발, 마그마는 화()와 연관을 가진다.

 

암이란 병이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결국 화가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복잡다변화한 세상에서 마음을 비우고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슬산에서 본 암석을 망막으로 판독하면서 경치가 아름답다는 생각보다 불화살처럼 생각되는 이유라면 불로 지진 듯 육체가 멍이든 탓이지 싶다. 암이란 질병이 왕성해진만큼 치료방법도 다양해지고 완치율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암도 곧 정복될 것으로 보인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김평엽
이화영
전형철
서대선
이서빈
심우기
허갑순
허갑순
마경덕
이영춘
백현국
이충재
권영옥
박일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