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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서 (외1편) / 이숙희

정유진기자 | 입력 : 2021/01/05 [00:43] | 조회수 : 75

 

  © 시인뉴스 포엠



너라서 (1) / 이숙희

 

 

 

너라서

 

 

 

너라서

별을 바가지로 풀 수 있는 곳에 집을 짓는다

권세 부리던 양반 묏자리만한 방 한 칸

화장실 넣고 방음도 한다

스프링 좋은 침대

방문을 열면 보이는 곳 풍금도 앉히고

책상은 머리맡 벽에 붙인다

잠 오지 않는 밤 너라서

날이 밝도록 침대 위에서 뛰고

주문 외우듯 중얼거려도

아침은 오지 않는다

상수리나무 끝 잠자리 간드러지게 춤추고

너라서 책상 위 귀 막고 웅크려 앉은 방 안은

햇볕 한줌이 없다

올빼미처럼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한 뼘 창

한 음절씩 끊어져 들리는 풍금소리

별을 바가지로 풀 수 있는 곳에 집을 지어도

너라서 의견을 무시하고 세상을 막는다.

 

 

 

 

 

 

 

 

 

 

 

 

 

 

 

 

 

 

 

병영역

 

 

 

 

우리는 열두 살

강원도에서 전학 온 화숙이는

작고 마르고 활발한 아이였다

 

송신소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맞춰

논일을 나가시는 아버지

학교 회비를 미루는 일은 없었다

 

화숙이는 맨날 놀고

논일하는 부모도 없었다

회비를 못 내서

선생님께 불려 가는 날

기찻길 옆 제재소에서

나무 켜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회비 내줄 오빠가 방학하면 온다고 자랑했다

 

그때 우리는 열두 살

대학 다니는 위대한 오빠는

먹고사는 것도 해결할 줄 알았다

 

여름방학 화숙이는 홀로

병영역에서 부산행 기차를 탔다.

 

 

 

 

 

 

이숙희

 

1962년 경주출생/ 울산에서 성장

1986년 「한국여성시」 등에 시발표로 등단

시집 <옥수수밭 옆집>, <바라보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울산작가회의 회원

2015년 제11회 울산작가상 수상

2018년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선정

2018년 제21<울산광역시 공예품대전> 장려상 수상

2019년 제40회 전국공모<신라미술대전> 공예(도자)부문 입선

2019년 제45<전국공모 부산미술대전> 공예(도자)부문 입선

2020년 제24회 전국공모 <울산미술대전> 공예(도자)부문 입선

2020년 제47회 전국공모 <경상북도미술대전> 공예부문 입선

2020년 제40회 전국공모 <대구 미술/공예/서예/문인화/민화대전> 공예(도자)부문 입선

2020년 제43회 전국공모 <경상남도미술대전> 공예(도자)부문 입선

2020년 제41회 전국공모 <신라미술대전> 공예(도자) 부문 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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