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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주머니 외 1편 / 전하라

정유진기자 | 입력 : 2021/01/05 [00:49] | 조회수 : 68

 

  © 시인뉴스 포엠



공기주머니 1

 

전하라

 

빈터에 나무그림자가 안개 닻을 내리며 눕는다

 

공기마저 슬그머니 어둠에 기대어 목석이 되어갈 때

살포시 내려앉은 낙엽이

이른 바람사냥을 끝내고 있다

 

낮 동안

지구의 결 따라 바삐 움직이던 활시위를

접어두고

밤에 투척된 조용함이 잠시 휴식을 취한다

 

바삐 내딛던 발걸음도 잠시 밖에 세워둔다

어설프게 건네던 말도 적당한 거리에 내건다

바람의 행거에 말의 주머니를 매단다

 

긴 여운 속으로 사라진 패턴에

수고의 닻이 하루의 커튼처럼 내려진다

 
 
 
 
 
 

오가다*

 

전하라

 

안국역 6번 출구를 나오면

노숙을 지우며 책을 파는 노숙자가 있다

군밤장수가 맛보라며 진한 고향을 건네준다

운명의 길을 열어주는 지침서에 말을 담아 넘겨주는

타로카드에 살짝 귀가 넘어갈 즈음

사람들은 인사동을 서슴없이 오가다

한 걸음 틈새로 어제를 뒤적거리며 오가다

슬픔을 재단하며 설친 잠 사이를 오가다

다소곳이 충혈된 눈을 굴리며 오가다

가방이 접신하듯 쥐락펴락 손님사이를 오가다

오래된 소망이 주인을 찾아 빛을 오가는 시간

눈을 크게 뜨고 들숨 날숨을 내쉬며 내 마음을 오간다

나는 언제나 달관으로 가는 길을 오갈 수 있을까

 

 

* 인사동 안국역 6번 출구 쪽에 있는 커피숍

 

 

 

 

 

 

 

전하라 프로필

2012년 계간 《스토리문학》 시부문 등단

시집 『발가락 옹이』 , 『구름모자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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