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고욤나무 외1편 / 김도향

정유진기자 | 입력 : 2021/01/05 [22:18] | 조회수 : 88

  © 시인뉴스 포엠



 

고욤나무

 

 

김도향

 

 

연경동 보금자리주택 택지조성 옆길

주루룩 나열한 암소 젖꼭지같은 열매

주렁주렁 매단 고욤나무 배 위로

 

오물오물 입 벌린 나팔꽃

어미 젖꼭지 찾듯 더듬더듬 기어오른다

그에 질세라, 민머리 애호박

어미 배 쿡쿡 들이받으며

새끼 송아지 시늉한다

이놈도 좋다 저놈도 좋다

관세음보살같은 미소 흘리며

넓은 품 내어주는 고욤나무

한 층계 높아진 가을하늘

작은 북만한 솜사탕 만들어 북소리 내며

어미 없는 새끼들 달래준다

꺼진 풍선같은 엄마의 젖무덤

큰 자식 작은 자식 아들놈 딸년들에게

다 빨려버리고 말라버린 산수유 열매 모양

쪼그라든젖꼭지만 달랑 거린다

쪼그라든 열매 주렁주렁 매단

고욤나무 힐끔 뒤돌아 본다

 

 

 

 

 

비에 갇힌 집

 

 

김도향

 

 

꼬불꼬불 꼬인 라면사리 건져 올리니

뒤틀린 놀부 심사같은 꼬인 생각들,

온다 간다 말없이 소식 두절된 자들의

뒷얘기도 스멀스멀 올라와 감긴다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찾아와

말 걸어 줄 것같은 은근한 기대처럼

줄줄 꼬리 물고 내리는 장마비

젓가락에 감겨든다

목 비틀어져라 꼬이던 담쟁이넝쿨

일제히 보자기들 펴든다

이곳저곳 팔 뻗어 곁눈질하다

 

아무런 저항 없으면 은근슬쩍 잔발 내려

야금야금 먹어치우는 먹성 좋은 누에고치의 습성

작은 들창문 먹어치우더니

경직된 이층건물 옥상까지

급기야 퍼렇게 물들이고 말았다

가을걷이 대추나무 대추알 후들기듯

멍든 지붕 후들기는 장마비

온종일 장단 맞춘 사물패의 뒤풀이 군상같이

질금질금 소리의 여운 삐걱이는

이층창문 속으로 굵어지길 포기한 나무밑둥처럼

자신을 조금씩 조금씩 거둬들이기 시작한다

 

 

 

 

 

김도향

 

약력

1963

군위 출생

2017년 시와소금 등단

시집<와각을 위하여><맨드라미 초상>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죽순문학회

여성문학회

시산맥회원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