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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타임 외1편 / 박봉희

정유진기자 | 입력 : 2021/01/07 [10:26] | 조회수 : 65

 

  © 시인뉴스 포엠



커피 타임

 

 

 

  우리, 오랜만이지

 

  반가움과 미안함이 배치된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메뉴는 경직된 표정이다

  어떻게 지냈어, 잘 지냈지,

  서로의 인사가 어색한 분위기를 젓는다

 

  나는 그를 향해 셔터를 누른다

 

  누그러진 포즈를 재배치하고

  나란히 앉아 팔짱을 낀다

  두 개의 심장이 나비 날개처럼 팔락인다

 

  그가 팔을 사선으로 뻗어 셔터를 누른다

 

  사각의 과녁에 파편처럼 찍힌 불안한 눈빛

  흡연실 통유리 부스 속 담배연기

  카페라테 위에 뿌려진 시나몬 향

 

  겉도는 카페 25

 

  만남과 헤어짐을 깔고 앉아

  다정한 영원

  찰칵,

  우리는 순간의 빛으로 사귄다

  남는 건 비문 같은 사진밖에 없다

 

 

 

 

 

 

 

 

  지금이라는 너

 

 

 

  어제와 내일이 없다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는 감정은

  가지 마, , 복선을 깔고

 

  언제까지 인사인가

 

  철새가 도래하는 지금은

  떠나갈 곳이어서 떠나올 곳이기도 하다

 

  만난 적도 헤어진 적도 없는

  슬픔은 슬픔을 위해 양보한다

 

  태어난 품처럼 낯선 플랫폼

  악수는 계산되지 않은 연착처럼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잘 가

 

  차창에 어리는 뜨거운 입김, 상행을 열면

  바퀴를 따라가던 내 걸음이 궤도를 벗어난다

 

  지금은 완벽하다

  하나를 주고 하나를 가져간다

 

 

 

 

 

 

 

 

 

 

프로필

 

 

박봉희

2013년《시에》등단.

시집『복숭아꽃에도 복숭아꽃이 보이고』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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