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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 외1편 / 강신애

정유진기자 | 입력 : 2021/01/11 [11:16] | 조회수 : 44

 

  © 시인뉴스 포엠



자석

강신애

 

 

어깨윤활낭염으로찾아간기공사는

여기저기자석을붙여주었다

 

납작한구슬같고재킷단추같은자석들을

마흔개쯤받아왔고

수지(手指)처방도를펼치니

손가락에숨은별자리가찬란했다

 

박수를치면손이서로를놓지않았다

너무멀리바다에막혀있었다는듯이

 

카페에서는

스푼과탁자가따라나오고

 

클립

가위

주전자가매달렸다

 

사물들에게이렇게사랑받은있나

벌떼를붙인사람처럼끈적끈적

 

모두N극과S극이있나요

 

회전한다는착각으로

본질이빙빙돌기때문인가요

극과극을편애하는우연의충동인가요

 

척력과인력사이

 

 

손이닿기도전에속속당겨오는

단단하게빛나는것들을끌어모으기위해

아프기시작했을까

 

서로붙을까봐저만큼

걸어다니는막대자석들에게는

다가가지못하면서

 
 
 
 
 

장갑

 

 

무덤에바칠

송이가져오지않았다니

 

장갑짝이라도두고올까

망설이던사람

 

석회나는포도주

영롱한호수와알프스가가까운

보르헤스가시를쓰고최후로묻힌

도시의공원묘원이었지

 

돌아와보니없다

오토바이용가죽장갑

 

단순한묘석에서

개똥지빠귀가깡충거리는사이흘렸을까

 

달리는기차에서떨어진장갑을향해

한쪽을마저벗어던졌다는

열차바퀴소리처럼감미로운이야기도있지

 

어떤책이든

끝까지읽어야한다는의무감이없던

살아육체의감옥에갇히고도틈이없던보르헤스는

하나의도서관

무덤에서꾸던이어서꾸고있겠지

 

황금빛마리골드꽃길로돌진하던여름햇살과

상쾌한속력을전해주고싶었을

파란장갑하나

 

 

여담(餘談)처럼

 

눈먼우상의묘석

어디쯤떨어져있겠지

 

 

 

 

 

 

 

강신애

1996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서랍이 있는 두 겹의 방』  『불타는 기린』  

『당신을 꺼내도 되겠습니까』  『어떤 사람이 물가에 집을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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