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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외1편 / 강일규

정유진기자 | 입력 : 2021/01/12 [11:16] | 조회수 : 62

 

  © 시인뉴스 포엠



새우

 

 

강의 물살을 거스르며 날뛰던

종족불명의 새우가 웅덩이에 갇혔다

한때 꼿꼿했을 새우의 몸은

머리와 꼬리가 한 점으로 만났다

갓 부화한 투명한 새끼들이

원의 안쪽에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봉제공장의 한 불법체류자가

고시원 골방에서 허리가 휜 채 죽었다

경찰은 사망 원인으로

‘밀폐된 공간에서의 산소결핍증’

이라는 애매한 용어 대신

‘지병에 의한 돌연사’로 단정지었다

 

그 누구도 울어주는 이 없는

저 외로운 신원미상의 시신

마침내 죽어서야 몸 밖으로 드러낸

새우의 붉은 살빛을 보았다

 

 

 

 

 

 

 

 

 

 

 

 

 

복어

 

 

수족관엔 연안에서 잡혀온 복어가

신경 줄을 놓았는지 미동도 없이

, 지느러미 늘어뜨리고 있었지

싱싱한 활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잡식성 포식자가 긴급 투입되었지

 

바닥에 납작 엎드려 먹잇감 고누다가

잠시 한눈파는 순간 낚아채는 넙치

사나운 집게발로 유리벽 툭툭 치는 대게

적막하도록 광대한 허기의 입으로

온몸을 통째로 집어삼킬 듯한 아구

 

사방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눈길에

복어들이 제 몸속에 바람을 불어넣었지

절박한 허풍의 몸부림으로 남아

자신의 독기를 부풀리고 있었지

포식자의 입보다도 먼저 몸이 터질 때까지

 

 

 

 

 

 

 

 

 

 

 

 

 

 

 

 

강일규

 

충북 영동 출생

2017년 『문예바다』 신인상으로 등단

대전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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