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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방죽 외 1편/ 박재옥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2/26 [11:19] | 조회수 : 113

 

 

 

배다리 방죽

 

 

사라질 운명의 고향 방죽에

마지막으로 인사하러 찾아갔던 날

왜가리 날아와서 저녁거리 구하고 있었다

찾아온 손님을 박대한 적 없는 늙은 방죽은

기꺼이 참붕어 몇 마리 내어주고,

자신의 운명 예감하고 있었는지

웃자란 수초와 마름들로

낡은 양은 대야처럼 수척해져 있었다

 

날 저물어 어둠의 살점이 수제비처럼 떨어지는 동안

수면과 눈 맞추면서 작별인사 나누었지만

늙은 방죽은 새끼를 핧는 어미 소처럼

흐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뿐

끝내 앓는 소리조차 들려주지 않았다

 

 

 

 

꽃 진 자리

 

 

장기 투석하다 떠나신 그분의 빈자리가

어리어리하고 푸르딩딩하다

꽃 진 자리 같다

 

아직도 바닥 온기가 미지근하다

따스한 음성이 다 쓸려나가지 않았고,

달착지근하지만 쓰린 기억이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다

꽃 이파리가 피딱지처럼 달라붙어

바닥에 기억처럼 압착되어 있다

 

상처로 굳어진 사랑이

아직도 근방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박재옥 

충북 청주 생 충북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2006<문학공간>에 소설로, 2014<문학광장>에 시로 등단

첫 시집 관음죽 사진첩(시산맥)발간 , <시산맥> 특별회원, <마음을 가리키는 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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