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대상포진 박숙경
압축된 잠복기가 풀리면서 꽃의 비명이 바람에 실려 왔다
저, 출처 불분명의 레드카드 낯선 내가 뾰족이 돋았다
자정 부근에서야 어둠의 모서리에 오른쪽의 통증을 앉힌다
낡은 자명종 소리가 명쾌하게 번지면 조각난 봄의 퍼즐이 방안 가득 흩어지고 나는 다시, 나를 앓는다
칼날 같이 깊은 밤
공복의 위장이 허기를 바깥으로 출력하면 소원은 자주 초라해지고 미완의 날개는 천칭자리와 사수자리 사이쯤에 엉거주춤,
지독한 사랑은 오른쪽 등에서 태어나 겨드랑이를 가로질러 명치끝에서 머문다. 불그스름,
운호리에서
박숙경
석양이 다녀가자 당신의 눈동자에서 바다가 사라졌다
한껏 번진 노을은 흰구름을 밀어 올렸고 밤안개는 저녁을 밀쳐내고
《박숙경 시인》 2015년 계간 『동리목월』 등단 2016년 시집 『날아라 캥거루』(문학의 전당) 2018년 공저 『당신을 사랑할 겨를도 없이』(문학의 전당)
2019년 공저 『캘리로 읽은 시』(시인동네) <저작권자 ⓒ 시인뉴스 포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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