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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대상포진 외 1편/ 박숙경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3/02 [10:47] | 조회수 : 124

 

 

 

 

 

흔적

 

-대상포진

박숙경

 

       

압축된 잠복기가 풀리면서

꽃의 비명이 바람에 실려 왔다

 

, 출처 불분명의 레드카드

낯선 내가 뾰족이 돋았다

 

자정 부근에서야

어둠의 모서리에 오른쪽의 통증을 앉힌다

 

낡은 자명종 소리가 명쾌하게 번지면

조각난 봄의 퍼즐이 방안 가득 흩어지고

나는 다시, 나를 앓는다

 

칼날 같이 깊은 밤

 

공복의 위장이 허기를 바깥으로 출력하면

소원은 자주 초라해지고

미완의 날개는 천칭자리와 사수자리 사이쯤에 엉거주춤,

 

지독한 사랑은

오른쪽 등에서 태어나 겨드랑이를 가로질러

명치끝에서 머문다. 불그스름,

 

 

 

운호리에서 

 

박숙경

 

 

석양이 다녀가자 당신의 눈동자에서 바다가 사라졌다

 

한껏 번진 노을은 흰구름을 밀어 올렸고

밤안개는 저녁을 밀쳐내고
달빛을 낳았다 
  
컹컹 어둠이 짖는 소리에
개밥바라기 별이 눈을 뜨고
소쩍새는 소나무 숲을 헤치고 내려와
물고 있던 일곱 개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사라진 고양이처럼
카시오페아가 사라져 버린 밤
비행기가 자주 행성을 물어나르면
당신의 눈동자에 갇힌 별이 글썽거렸다 
 
빛나는 것들의 움직임에는 이유가 있는 법 
 
그 여름의 사랑처럼
숨을 오래 참으면
별빛은 물결무늬로 심장을 향하고
초승달을 기다리는 당신의 눈동자는
다시 푸른 바다로 출렁거렸다 

 

 

 

 

박숙경 시인

2015년 계간 동리목월등단

2016년 시집 날아라 캥거루(문학의 전당)

2018년 공저 당신을 사랑할 겨를도 없이(문학의 전당)

 

 

2019년 공저 캘리로 읽은 시(시인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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