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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휴게소 외 1편 / 김은옥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4/16 [09:42] | 조회수 : 119

 

 

 

 

마지막 휴게소

 

 

죽전, 마지막 휴게소

어떤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시간에 겁먹은 짐승들

서로 눈 마주칠까 팽팽한 콧김 뿜어대면서

전력 질주하던 짐승들이 잠시 숨 고르는 곳

어쩌면 죽기 전에 쉬는 곳이라 죽전일까

 

머리 짧은 풀들이 비를 마시며 벌써 힘을 얻고 있다

말없이 진설한다

우산을 겹겹이 세워 막아도 제사 음식에 들이치는 비

우산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이 빗줄기 속에는 있다

오래도록 덤덤하던 큰언니가 물 위에 털썩 주저앉는다

슬픔에는 약이 없다더니

 

자동차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쇠북 치는 소리 같다

 

어머니 아버지 고요하시다

 

여기는 죽전 마지막 휴게소

 

 

 

고양이 

 

 

 

 

 

 

마당 가득 고요가

까맣게 기어오르는 것을 봅니다

하얀 시계꽃 기울어진 잡초는

폐가의 병풍처럼 쓸쓸하군요

졸린 눈가에서 한낮은 화톳불 되어

타다닥타다닥 불티가 튀어 오르는

화장터 같습니다

파리 몇 마리 검은 옷 입고

뜨거운 잠 위에서

조문하는 건가요

끝없이 손을 비빕니다

땡볕으로 팽팽해진 마당의긴장을

고양이 수염 몇 가닥이 툭 끊어놓습니다

집도 슬픔도 봉투도 무덤도 없을

떴다 감는 흐릿한 망막 속에서

뙤약볕으로 익어가는 깊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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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옥 시인

2015<<시와문화>> 신인상. 한국작가회의 회원.

창작21작가회의 회원. 시산맥 특별회원. 우리회원. 

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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