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불일암(佛日庵) 가는 길 외 1편/ 양향숙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6/08 [10:12] | 조회수 : 60

 

불일암(佛日庵) 가는 길

 

 

구도자의 등줄기같이

앙상하게 드러난

뿌리를 밟고

길을 걷는다

 

산새 소리 따라오고

조릿대 사락거리는

오솔길 오르면

 

펼쳐진 산들이

내게 내려놓으라 하고

풍경소리는

귀를 씻으라 한다

 

비우면 가벼워진다 하고

굽이진 길은

돌아서 가라 하는

 

앞서 걸어가신

님의 말씀

바람 되어 귓가에 맴돈다

 

 

 

망원시장,

 

 

치열한 하루가

희미한 전등 빛으로 바뀔 즈음이면

망원시장은

그물에 갇힌 물고기처럼 파닥거린다

 

흠집 나고 거친 것

농익거나 못나 남겨진 과일이

떨이로 내몰려 헤프게 웃으면

가던 길 뒤돌아

보따리 가득 안고 돌아온다

 

손질하여 설탕 넣어 졸이고

노동의 땀방울 같은

소금 약간 넣으면

더욱 진해지는 풍미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잼으로 다시 태어난다

 

망원시장은

조금 못난 것들도

일상의 무게로

날마다 새롭게 눈을 뜬다

 

 

 

 

 

 

 

▲양향숙(호는 華谷) 시인

 

2017년 서정문학 등단

2019년 시집 꽃마리의 연가, 공동시집 순례에서 만난 인연, 한국대표서정시선9~11

2019YTN·서정문학 남산문학대회 심사위원

2019년 서정문학 시 창작교실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21년 디카시집 붉은 심장e북 출간

2021년 서울디카시인협회 창립기념 디카시 공모전 대상

2021년 현재 서울디카시인협회 운영위원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홍수연
김평엽
이화영
전형철
서대선
이서빈
심우기
허갑순
허갑순
마경덕
이영춘
백현국
이충재
권영옥
박일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개인 집필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