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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외 1편/ 이수미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6/09 [09:40] | 조회수 : 41

 

 

괜히

 

 

맨날 천날 입으로만 달고 사는 그놈의 이혼

노래방 가서 실컷 불러 버리자며

아낙네 셋이서 소리 지르고 울고불고 방방 뛴다

 

그러다 경자씨 눈시울 붉어지며

 

덩그런 소파에 구부리고 잠자는 애들 아빠가

오늘은 글쎄 짠하게 보이더라고

 

그동안 미워서 각방 쓰고 밥도 안 차려 주고

소 닭 보듯 남남처럼 서로 원망하고 살았는데

 

오랜만에 아침밥 차려주니 한 그릇 비우고 다녀올게. 하는데

뒷모습이 어찌나 추레한지 눈물이 나데

 

 

 

김현자 할머니

 

 

팔에 깁스하신 72세 김현자 할머니

또각또각 굽 높은 슬리퍼 끌며 화장실 간다

 

할아버지는 매일매일 할머니의 긴 머리를

곱게 빗어넘겨 올림머리를 능숙하게 해주시고

밥수저에 정성껏 반찬도 올려 입에 넣어준다

 

병실 환자와 간호사들에게 생선회를 호탕하게 한턱 내시던날

할머니 신용카드를 몰래 가지고 나간 후 사흘 동안 감감무소식

 

젊었을 적부터 돈만 생기면 주색에 빠져 있다가

돈 떨어지면 슬그머니 돌아왔다며

,망할놈의 영감탱이 입원시켜 놓고 또 그 지랄이여,

 

그러다 사일 만에 병실로 들어오시는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동지섣달 꽃 본듯한 환한 얼굴로

 

,망할 놈의 영감탱이 돌아오길 왜 돌아와,

 

 

 

 

 

 

이수미 시인

전북 고창 출생

2017문학의 오늘등단

시집 유채꽃 여인숙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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