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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12사도의 길* 외 1편/ 장문석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6/11 [10:38] | 조회수 : 129

 

쇼트트랙

-12사도의 길*

 

 

12사도가 트랙을 돌고 있다

첫 번째 사도 베드로를 기점으로

신안 앞바다의 쇼트트랙을

맹렬한 속도로 돌고 있다

멈추면 끝, 오직 속도만이

주님에 대한 간증일 뿐

12사도가 코너를 돌고 있다

조심해야 한다 급박한 코너일수록

원심력은 커지는 법

자칫 트랙을 튕겨나갈 수도 있으니

한껏 몸을 낮춰야 한다

왼손은 노둣길을 짚고

오른손은 묵주를 감아야 한다

원심력은 타고난 외눈박이

독실한 신심만을 남겨 두고

삿된 것들은 단숨에 튕겨 버린다

그 팽팽한 긴장의 트랙을

12사도가 돌고 있다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그리고 딴섬으로 나누어진

저마다의 레인을 따라

간절한 구심력으로 돌고 있다

열두 번째 사도

가롯 유다도 돌고 있다

인코스가 아닌 아웃코스

가장 바깥쪽 레인이다

짐짓 딴섬이라 밀쳐내도

튕겨 나가지 않는다

돌고 또 돌아도

구심력과 원심력의 경계

균형의 추는 기울지 않는다

하루에 두 번 물때에 맞춰

천연의 진섬이 되기 때문이다

가롯 유다여,

영원한 트랙 위의 동지여

 

 

신안의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에 12사도의 이름을 딴 작은 집(예배당)을 지어 놓고 이를 순례하는 길이다. 진섬까지는 인공(시멘트 포장)이 가미된 노둣길이지만, 딴섬은 천연의 노둣길이다. 거리도 아주 가깝다. 거기에 가롯 유다의 집이 있다.

 

 

 

술 마시러 간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도 되니 먼 길이 아니다

환승을 하지 않아도 되니 복잡한 길도 아니다

 

탔으면 내리는 게 정한 이치

타고 내리는 사람들 익숙하다

 

수암골 김 사장은 술꾼이다

한 달 전 형님이 암으로 돌아가시고

이제야 그걸 눈치챈 구순의 어머니

쓰러져 요양병원에 모셨다

 

술잔 위로 낙엽께나 날리겠다

잎맥을 따라 늦도록 비틀대기도 하겠다

 

 

 

 

 

 

 

▲장문석시인

1990<한민족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으로 잠든 아내 곁에서』『아주 오래된 흔적』 『꽃 찾으러 간다』 『내 사랑 도미니카』 『천마를 찾아서.

시산문집으로 시가 있는 내 고향 버들고지』 『인생은 닻이 아니라 돛이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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