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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기행 외 1편/ 정하해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6/15 [09:51] | 조회수 : 81

후포기행

 

 

그렇게 바다보다 먼저 일어나는 마을이 조개껍질처럼

서로를 기웃거리기도 한다

늙은 모텔에서는 이별을 생각하지 말라고

밤새 쓰다듬어주는 비늘이 있다

 

가서는 오지 않는 이름들이 낙서처럼 붙어 해당화는

사람이 닿을 수 없는 곳까지만 피었다 가겠다 한다

다 뼈저린 것들 뿐 아니라

이곳에서는

물의 아비들이 씨앗이고 몸통이었다

사람들은 부레 없이도 제 집처럼 바다를 드나들고

바다로 간 눈빛들은

다 저녁이면 돌아와 비로소 제 자리 들어가 웅크린다

 

늦은 귀가의 갈매기를 보며

처음으로 술 한 잔했다

물의 아비를 만나 새벽까지 할 말은 없지만, 그냥

먼 섬에서 버려진 이별들이

개 때처럼 달려오겠다

 

 

 

약속

 

 

봄날이, 고봉이어서

 

꽃들이 퉁퉁 부었다

 

밭에서 돌아온 흰 수건 쓴 어머니 기억도 퉁퉁 붓는 이즈음

 

나무들 눈자위가 멍들었다

 

오래 절여진 그립다는 말을 놓고 한참 들여다본다

 

이런 날 꿈 참아도 소용이 없는 듯

 

누구를 만나러 너는 나가고 없다

 

 

 

 

 

 

정하해 시인

포항출생,

2003년 시안 등단,

시집 젖은 잎들을 내다버리는 시간』 『바닷가 오월,

대구시인협회 부회장, 대구경북예술가곡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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