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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해설- 시집:『통찰의 느낌표』/ 최동열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6/15 [10:30] | 조회수 : 41

시인의 해설- 시집: 『통찰의 느낌표』

 

저자 최동열 씀

 

 

통찰의 느낌표(!)

 

눈을 감으려다 문득,

 

생각나는 사람, 어디에 있을까

 

촌철살인(寸鐵殺人)과 같은

그의 한마디가

심장의 정곡을 찌른다

 

그리우면 그립다고 말해!

FM주파수는 999메가!

 

날카로운 비수 같은 말이

몸으로 춤을 춘다

 

통찰(通察)의 느낌표(!)

전혀 야하지 않다

 

- 통찰의 느낌표(!)전문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면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이 있을 것이다. 과거의 환경

과 지나간 사건들을 회상하며 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사실 속에서 주마등 처

럼 떠오르는 모습, 대화, 행동 등이 평생 동안 기억날 수 있다. 때로는 당시에

했던 말이나 행동을 후회하기도 하며 즐거운 생각에 미소 짓기도 한다.

촌철살인(寸鐵殺人)과 같은/그의 한마디가/ 심장의 정곡을 찌른다//그리우

면 그립다고 말해!/FM주파수는 999메가!”에서 화자가 말하듯이 그 당시에

는 말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말하고 싶은 상태가 있기도 하다. 그리우면 그립다

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간혹 표현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평

생을 오해를 하기도 한다. 인격적 모독의 말과 행동은 당연 예외가 되지만 설

령 내용이나 표현이 야하거나 격하다고 할지라도 진심에서 우러난 사실은 왜

곡되지 않는다. 때로는 라디오에서 들리는 정겨운 음악을 청취해보자! 느낌표

가 떠오르지 않는가? 시에서 “999메가!”라고 말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 또한 모두의 느낌표(!)이다. 느낌표는 깊이 있는 고찰이고 반성의 의미도

존재한다. 미완성의 주파수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징표이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의 완성을 추구하는 화자의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날아간 파랑새

 

바람이 훔친 물가로

뼈를 붙이고 날아간 파랑새

 

불에 그슬린 숯이 마른 꽃은

서린 아치 모양으로 흔들리고

 

하얀 재로 사라진 나무 그늘에

그 언저리의 꽃 냄새로

구절초 사랑이 연연히 피네

 

애타게 자식을 기다리는

홀쭉한 얼굴의 안타까운 모정에

 

가느다란

새 다리로

소망을 부르는

고향의 노래

 

여미진 찬 놀에 외출을 마치고

고향의 숲으로 날아온 새

 

젖은 날개를 불에 말리고

 

보고픈 엄마 품에

떨어진 뼈를 붙이고 있었네

 

- 날아간 파랑새전문

 

 

경제 성장기에는 일자리와 학업 등의 이유로 농촌의 청년들이 도시로 이동

하는 이촌 향도 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시에서는 고향의 의미를 농촌만을 배경

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그 이외의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고향을 떠나는 젊은

이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사랑과 효와 정의 등이 있다. 타지에서 살아가려

면 고향의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고향의 정신을 잊는 것은 그 뿌리를 잃는

것과 같다.

불행하게도 타향에서 방황하다 고향을 갈수 없는 처지가 될 수 있다. “뼈를

붙이고 날아간 파랑새에서 뼈는 화자의 고향이며 어머니이다. 타향에서도 고

향의 정신을 버릴 수 없다. “여미진 찬 놀에 오랜 외출을 마치고/바닷길 고향

의 숲으로 날아온 새에서 표현하듯이 고향을 떠난 후에는 귀소 본능에 의해

다시 돌아온다. 시에서 젖은 날개는 타향의 설움으로 비유되어 있다. “떨어

진 뼈를 붙이고 있었네에서 말하듯 는 보고 싶은 고향과 어머니의 품으

로 안착하는 상징으로 볼 수 있다.

 

 

낙화(落花)

 

잠에서 깨어난 꽃잎이

가벼운 옷을 나풀거리며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너의 짧은 삶의 자리는 지킬 수 없어

긴 휴식으로 돌아누운 것일까

 

춤사위에

곡선이 좋은 잎이 떠있다

 

신기루에 달콤한 키스는

바람이 품은 자리에

공기처럼 산산이 흩어져

 

바닥에 홀로 기댄 속삭임에

물빛 구름 한 점이 멀리 보이고

 

비친 달콤한 거울의

유혹의 말에

빨간 입술은 무너진다

 

바람에 나부끼는 꽃잎이 떨어진다

 

내 사랑하는

꽃잎이

울고 있다

 

- 낙화전문

 

 

가련한 꽃잎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바닥으로 떨어진다. 가벼운 옷을 나풀거

리며 힘없이 떨어진다. 일생의 삶을 마치고 돌아가는 꽃잎은 낙화에 비유된다. “너의 짧은 삶의 자리는 진정 지킬 수 없어/긴 휴식으로 돌아누운 것일까에서 시인은 시련의 현대인 모습을 마지막 죽음의 낙화로 암시해준다.

신기루에 달콤한 키스는 바람이 품은 자리에/공기처럼 산산이 흩어져에서

꽃잎이 낙화한 자리의 입맞춤은 오아시스의 신기루처럼 바람에 흩어져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만다. 무상한 인생의 단면을 나타내주는 표현이다. 세상에서 가

장 사랑하는 존재가 꽃잎이 되어 떨어진다는 것은 큰 슬픔에 기인한다. “바람

에 나부끼는 꽃잎이 떨어진다/내 사랑하는/꽃잎이/울고 있다에서 말하듯이

바람에 휘날리는 꽃잎의 이별은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다. 하나의 꽃잎마저

힘없이 낙화하는 것은 자연의 숙명처럼 가족, 친족, 애인, 친구 등과의 이별을

슬퍼한다.

 

 

메아리

 

겨울 민둥산에 올라가 너를 처음 보았어

입은 한 개가 아니었지,

손과 발은 다섯 개

너를 볼 때부터 생각했어,

괴물이라 생각한 적은 없어

동물적 감각의 그늘에 발을 푹 담근 거니까

 

목적이 뭐니, 그 잘난 욕심의 끝,

순간의 선택에 모든 것을 감춘거야?

 

추억이 아까워 주워 담아 앨범에 넣었어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그냥 걸어간다고

풍선이 되어 하늘로 멀리 실을 끊고 날아갔지

 

너는 증오, 분노를 달고 살아야 한다고 했지

정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사람 사는 모습은 모두 다 같다고 했어

간절히 바랄 때는 모이지 않았지만

버리면 슬그머니 다가오는 후회

 

소용돌이치는 저녁 낙엽은 뒤를 조르고,

겨울 산 허공에 비추며

떠나는 그림자같이

 

- 메아리전문

 

 

겨울 산 정상에 올라 외친 함성의 메아리는 자아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공

허하고 황량하게 들리기도 한다. 겨울 산의 벌거벗은 정상에서 외치는 목소리

는 반성과 성찰로 다가온다. “너를 볼 때부터 생각했어, 괴물이라 생각한 적은

없어/동물적 감각의 그늘에 발을 담근 거니까에서 표현하듯 괴물이 되고 싶

지는 않지만 본성은 동물적 감각과 욕망에 의존하는 화자의 열등감에 기인한

.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성찰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세태에 불완전성

의 존재가 욕망에 물들여져있다. “너는 증오, 분노를 달고 살아야 한다고 했

에서 말하듯 한 번도 걸어가지 않은 세계를 화자가 짊어지고 견뎌야하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증오와 분노를 달아야 할 만큼 삶이 굴곡지다면 화자의 단면도 이해될 수

있다. “소용돌이치는 저녁 낙엽은 뒤를 조르고/겨울 산 허공에 비추며 떠나는

그림자같이에 말하듯이 겨울 산의 메아리는 가을의 뒷자락에서 이어지는 겨

울의 한파와 그를 통해 나타내는 회고와 고독함의 표현이다.

 

 

바람 소리

 

향수 나라 감나무 밑에는 바람이 분다

남녀는 서로 좋아 들녘 마루에서 자고

내 곁으로 살살거리는 그 목소리 들려준다

 

따뜻한 구름과 솜사탕도 부럽다

 

사람의 마음은 항상 잠잠하고 바닥이라 눕지만

그 본성은 어떤 순간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천장에서 뱀이 또아리 틀 때까지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곤 했었다

 

가끔은 서로의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아도

우리의 세계인데 실제인데

특별히 어울리는 것이 또 무엇이겠는가

 

샛바람이 분다, 하늬바람이 분다

솔깃한 말들이 귓불을 타고 바람을 타고

몸을 간지럽히며 온다

 

움직여지지 않는 본성은 질투를 품는다

 

사랑은 늘 이런 순간에 찾아와

짜릿한 감수성도

늘 이렇게 무너졌다는 것을

 

가슴에 흔들리는, 가끔은 그 소리에도

바람을 타고 오는 멈추지 않는 사랑

 

- 바람 소리전문

 

 

남녀의 바람 같은 사랑 이야기가 귓불을 타고 들려온다. 받아들일 수 없는 세상의 구설도 들려온다. “가끔은 서로의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아도/우리의 세계인데 실제인데/특별히 어울리는 것이 또 무엇이겠는가에서 말하듯이 현실적인 사랑과 열정이 특별한 곳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나고 보면 자연스럽고 이 모두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누군가의 사랑과 열정도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며 이렇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가슴에 흔들리는, 가끔은 그 소리에도/바람을 타고 오는 멈추지 않는 사랑에서 본성을 흔들며 찾아드는 마지막 사랑을 가까운 곁에 두고 싶은 심리를 표현한다. 멈출 수 없는 영원한 사랑은 바람 소리와 같은 자극을 통해 열정이 그 안에서 음직이는 것이다.

 

 

온라인 하트

 

우리의 연극은 언제 끝나죠?

 

관람석은 매진입니다

주인공은 비운의 여인

 

초기 화면의 리셋을 누르지 마세요

 

몇 겹의 색 가면을 쓰고

SNS사랑을 하고 있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슬픈 사랑은

차라리 우리보다는 나아요

 

고백을 밤새 기다렸어요

하트는 밤을 밝히고

발가락은 흥겨운 춤을 추네요

 

호기심은 눈동자를 둥글게 하네요

남자의 손바닥이 차가와지고

코드 전원이 꺼지면

 

우린 이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제 하얀 아침이 올거예요

 

태양은

과거를

잊게

해주겠죠

 

짜릿한 사랑을 꺼줄 스크린 끝으로

빨간 촛농이 흐르고 있어요

 

- 온라인 하트전문

 

 

현대인의 사랑은 다양하지만 때로는 일시적이고 간단하다. 현대인은 만남과

헤어짐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때로는 온라인에서 하룻밤의 사랑

을 나누고 동이 트는 새벽에 이별을 한다. 그것이 가상의 세계이든 현실의 세

계이든 중요하지 않다. 감정과 결실은 분리되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는 현대

인의 인스턴트식 사랑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바쁘고 이기적인 생활

속에서 사랑에 메마른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순간적인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한다. “SNS사랑을 하고 있어요/로미오와 줄리엣의 슬픈 사랑은/차라리 우리

보다는 나아요에서 말하듯이 SNS사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과 비교해

볼 때 그 보다 더 아쉽고 슬픈 사랑이라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비유를 통해

나타난 애절함은 무슨 연유일까? 사랑이 짧다고 해서 모든 것이 간단해지고

감정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길은 인생도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것처럼 감정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남자의 손바닥이 차가와지고/코드 전원은 꺼지면//우린 이별 준비를 해야

합니다에서 말하듯이 전원의 꺼짐은 실제의 이별과 단절의 의미이다. 인터넷

이 중단되면 그 사랑도 관심도 꺼지는 것이다. 밤과 낮이 바뀌는 세상의 무질

서에서 젊은이들의 부적응이 나타나고, 그들의 관심과 사랑이 순식간에 식어버

리는 냉정함이 온라인을 통해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태양은/과거를/잊게/해주겠죠//짜릿한 사랑을 꺼줄 스크린 끝으로/빨간 촛

농이 흐르고 있어요어두운 밤이 지나면 아침의 광명이 찾아오고 그 시련도

지나가면 잊히고 극복될 것이다. 촛농처럼 흐르는 눈물은 컴퓨터 스크린에 비

추며 이러한 상황과 세태를 슬퍼하고 있다.

 

 

 

 

 

 

 

▲최동열 시인

대전 출생

충남대, 충남대 대학원, 공주대 대학원

격월간󰡔신문예󰡕 신인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태문인협회 회원, 시산맥 특별회원, 신문예회원

시집: 바람이 속삭이는 말(시산맥사), 통찰의 느낌표(청어)

공저 시선집: 2018년 명시선집(책나라), 마음의 평안을 주는 시선집(책나라)

공저 저서: 인권교육탐구(교육과학사), 사회과 교육연구와 수업 탐구(한국학술정보),

) 고등학교교사

블로그: https://blog.naver.com/chdy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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