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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남한강/ 박장락

이경애 기자 | 입력 : 2021/06/15 [10:41] | 조회수 : 106

그리운 남한강/ 대안 박장락

 

 

새벽안개가 금단산을 돌아

운길산 자락에 정 하나 놓고

화야산 골짜기 지날 적에

나는, 이슬에 젖어

남한강 합수 머릿밑

강둑에 서성거리노라

살며시 미소 머금은 그대의 잔영

민들레 홀씨되어

바람따라 구름 속 유영할 때

그리움으로 몸부림치는

내 마음 속 자아 햇살 아래서 되뇔 뿐,

황혼 속으로 떠나버린

그대의 보랏빛 향기에

손내밀지만 잡을 수 없는 세월

가슴시린 눈물만 돌이킬 뿐,

세월이 무심하노라

무정하게 흐르는 강물은

지난 날의 사연을 아는지

먼 훗날 그대가 피워낼 꽃잎되어

남한강 길섶에 흘러 가노라

 

 

 

《서평》

 

박시인의 이 시는 참 아름다운 서정시이다.

상징중심의 형상화라고 하는 시짓기의 원칙이 교본처럼 관철되어 있다.

서정시는 감성을 중시해서 어떤 정취를 형상화하는데 유의한다.

서정시에도 물론 서사가 있다. 이 시의 이야기는 남녀의 사랑에 관한 것이다.

떠나간 임을 그리워하는 것이 주요 모티브이다.

임이 떠나버린 뒤 홀로 남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그 사랑은 욕망으로 산다. 그것은 임과의 정신적, 육체적 합일에 대한 욕망이다.

그러한 욕망은 목마름/그리움/기다림으로 산다.

이러한 내용의 사랑론이 정취와 생각의 기막힌 이미지에 감싸여

아름답게 드러나 있는 것이 박시인의 위의 시이다.

이야기의 두 축은 말할 나위도 없이 나와 임(그대)이다.

나는 마음//가슴/눈물을 가지고 기다림/그리움/목마름의 사랑을 거듭 되풀이하고 있다.

그대는 미소/향기를 가지고 있지만 나(사랑)을 떠나버렸다.

나의 사랑과 그대의 떠남에 대한 정취(moods)가 여러 이미지로 잘 부각되어 있다.

여기서 박시인의 상징/이미지 다루기는 대단히 정교하다.

우선 그리워하는 내가 땅으로 비유되고 있음에 주의가 간다.

// 금단산/운길산/화야산/강둑/남한강 길섶///길섶 등이 나를 상징하고 있다.

그리하여 움직이지 않는 나, 사랑(마음)변하지 않는 나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드러난다. 그대()의 상징은 좀 더 복잡다기하다.

그대()// . 민들레 홀씨/민들레 꽃잎

. 새벽안개/구름/바람

. 강물/남한강

ㄱ과 ㄴ과 ㄷ은 첫째 가벼운 이미지, 두째 흐르는 이미지,

세째 변하는 이미지를 가진다.이 점에서 셋은 공통이다.

ㄱ과 ㄴ과 ㄷ은 그냥 섞여서 무질서하게 나딩굴고 있지 않다.

서로가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면 ㄱ의 민들레 홀씨가 가지는 가벼운 이미지가 ㄴ의 바람을 매개로 ㄷ의 강물로 이어진다.

ㄷ의 강물의 흐르는 이미지는 안개/구름을 매개로 해서 민들레 홀씨/꽃잎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징/이미지의 누층적/중첩적 구조의 설정은 아무 시인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인의 탁월한 문학적 감각과 지적 능력이 없이는 그러한 일을 해낼 수가 없다.

   박시인의 이 시는 대단히 멋진 시라고 생각한다. 다만 평자는 나의 사랑,

나의 기다림/그리움/목마름이 끝내 좌절로 절망으로 이어지고 말았음을 못내 아쉬어한다.

허무의 무덤에 희미한 새벽 별빛이라도 드리워 주었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이별은 없다/좌절은 없다/영원한 사랑/불멸의 사랑이라는 반어적/역설적 진실이 아쉽다는 말이다.

그러러면 막판에서 9회말 만루 홈런을 날려 경기를 대역전의 승리로 끌고 갔어야 했다.

그러한 극적인 반전/역전의 장관을 볼 수 없어서 유감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위의 시는 서정시의 한 교본이 될만큼 훌륭하다.

박시인의 빼어난 시적 형상화에 갈채를 보낸다.

 

 

 

 

권갑하(시인 문학평론가)

 

 

 

 

 

 ▲박장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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