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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말 / 정양

박일만시인 | 입력 : 2020/12/30 [10:57] | 조회수 : 167

 

  © 시인뉴스 포엠



토막말 /정양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썰물진  모래밭에  한줄로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수월할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  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  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  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너스레】

생략이  많은  언어일수록  울림이   법입니다.  뒷부분을  아무리  생략해도 ‘통하는말’ 은  사전에  약속이  없어도,  정서가  같거나  삶의  모습이  닮은꼴인  사람들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린다는것입니다.  그래서   시의  핵심  단어인 ‘씨펄’ 은  비속어가  아니라  오히려  정겨움을  격하게자아내는  말인  것입니다.  긴밀한  관계로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입니다.  그러므로  토막말 ‘씨펄’ 속에는  그리움을  한껏  담은  간절함이  녹아있습니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씨펄’ 이라는  짧은  단어로  강조하고  있겠습니까?   말은  막말이  아니라  극적인  사실표현인것입니다.  보고  싶은  말을  집중적으로  모으고  모아서  강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 글자   글자를  대문짝만하게   이유도  그리움의  강도를  나타내려는  것이지요.  보고  싶은  사람이  눈앞에  있었으면  아마도  격렬하게  안아주었을  것이라고  상상됩니다.  주정적  심리를  바탕에  깔고  토막말,  막말이지만  대책  없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시린  가을을    견뎌  주길  바라는  막말,  토막말에  입김을  불어  넣어  주고  싶습니다.  지워지지  말라고.(박일만시인)

 

 

 

<박일만시인>

·전북장수육십령 출생

·2005<현대시>신인상등단

·시집사람의무늬(애지),뿌리도가끔날고싶다(서정시학),

       뼈의속도(실천문학)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우수 문학도서 선정

  <뼈의 속도> 송수권 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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