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애, 인, 구, 함 / 최정란

박일만 시인 | 입력 : 2021/03/29 [09:50] | 조회수 : 67

 

 

, , , / 최정란

 

 

대구 발 시외버스 타고

토요일이면 집에 갔다

한껏 볼륨 높인 뽕짝을 들으며

좌석 등받이 뒤편에

, , , ,

볼펜으로 갈겨 쓴 어설픈 춘정

코웃음 치던 스무 살

그 때는 몰랐다

사람은 평생 자신의 등 뒤에

절실하게 구하는 것

써 붙이고 다니게 되리라는 것,

지울 수 없는 구, ,

부끄러운 줄 모르고

매달고 다니게 되리라는 것,

가끔 남에게 등 돌리면서

앞선 남의 등을 보고 달리는 동안

멈춰 서서 돌아본 적 없는

뻣뻣한 내 등은

무엇이 필요하다는 구, ,

고함처럼 크게 외치고 있었을까

내리꽂히는 햇살 따갑다

 

 

너스레

 우리의 등은 돌아서면 배타적인 모습이었다가 한편으로는 믿음을 주기도하는 신체부위 입니다. 얼굴은 치장이 가능하지만 등은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만큼 자연 상태로 평가를 받기 때문이지요. 이 시를 읽다보면 전쟁으로 폐허가 된 거리에서 가슴과 등에 구직이라는 팻말을 붙이고 길거리, 혹은 건물 벽에 기대 서 있는 청년 사진이 생각납니다. 버스 등받이에 쓴 낙서처럼 등이 무엇인가를 구하는 용도로 쓰인다면 다른 도구보다도 더 간절하고도 절실한 효과가 있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등은 무한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판이 되고, 다양한 인생을 그리기도 하고, 밝은 표정이나 어두운 표정을 자유자재로 나타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등은 이름표일 수도 있고 외침일수도 있고 얼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등은 햇빛을 받아 몸에 따뜻한 온기를 전달하는 발전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등은 그 널찍한 모습처럼 항상 사람의 몸을 위해 무엇인가를 크게 외치며 찾고 있는 게 아닐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박일만 시인)

 

 

 

 

<박일만 시인>

·전북 장수 육십령출생

·2005<현대시> 신인상 등단

·시집 사람의 무늬(애지),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서정시학),

뼈의 속도(실천문학)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우수 문학도서 선정

<뼈의 속도> 송수권 시문학상 수상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홍수연
김평엽
이화영
전형철
서대선
이서빈
심우기
허갑순
허갑순
마경덕
이영춘
백현국
이충재
권영옥
박일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개인 집필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